화제가 된 사건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실들을 발견하곤 한다.
가령... 에라이 꼭 그럴싸하게 시작하려면 생각이 잘 안나는데 하여간 이 예시는 다음에 생각나면 쓰기로 하고.
일단은 내가 하고싶었던 말을 해야겠다.

오늘 네이버에 갔다가 작곡가 '방시혁'이 빅뱅의 G-Dragon (이하 권지용) 에 대해 글을 썼다는 기사를 봤다.
방시혁씨의 미니홈피에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권지용군에 대한 찬사가 있었다.

찬사 전문 보기



이 글이...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긁어부스럼일 것 같지만, 아무튼 내게는 단순히 내용 이상의 생각을 일깨워 주고 있다.

권지용에 대한 작곡논란은 그냥 지나가는 태풍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인데, 이에 흠칫한 양현석 대표의 글에서 나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건졌다.

양현석 대표의 글 보기



양현석 대표의 글을 읽기전에, 이 사람의 인터뷰를 볼 필요성이 있다.
용감한 형제 (한명임) 의 고뉴스 인터뷰가 되겠다.

인터뷰 전문 보기





자, 여기에서 난 무엇을 뽑아 냈는가?
우선 손담비에 대해서다.

최근 있었던 (4얼 25일) [쇼! 음악중심] 에서의 '토요일밤에' 스페셜 무대는, 많은 사람들이 유리의 2킬이라고 일컫고 있다. 이건 웅크린 감자가 즐겨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의 개념-이를테면 발통계, 많은 사람들이란 곧 자기 자신- 이 아닌, 실제 웹과 커뮤니티, 블로그를 항해하며 얻은 결론이다. 물론, 손담비의 팬보다 소녀시대의 팬이 보다 적극적으로 커뮤니티질과 포스팅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을 고려한다면 역시 '소녀시대 유리'가 '손담비' 보다 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고려해야 한다.

손담비의 춤은 대단하다. 이건 마이클 잭슨의 신체가 자신의 춤과 가장 적절하게 매치되는 것과 비견되고, 박진영의 신체과 디스코의 상관관계와도 유사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것은, 자신의 쭉쭉뻗은 신체를 십분 활용한 춤인데 그게 디스코다.

하지만 손담비 자신은 몸치였다고 밝히고 있고, 실제로 연습된 춤이 아니라면 어느정도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긴 하다. 하지만 '토요일밤에' 무대에서 손담비의 동작 하나하나는 정말 고도로 연습된 것이 아닐 수 없다. '너'라는 가사가 나올때 마다 하는 그 묘한 손가락질을, 그렇게 기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만 봐도 충분히 연습량을 가늠할 수 있겠다.

사실은 동영상을 함께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TP 파일을 보유하고 있어서 차마 인코딩질을 못하겠다. 그냥 대충 구해 보기로 하고, 그냥 생각만 적어야 겠다.

남녀의 구분을 떠나 사람의 신체만을 놓고 봤을 때, 비율이라는 것은 신기하게 적용된다. 이건 뭐... 하늘이 내렸다고 밖에는 볼 수 없지만, 사람의 눈은 어떤 특정한 교집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봤을 때 공통적인 반응이 나오는 뭔가는 있게 마련이다.

유리의 허리는 가늘다. 반면에 티파니의 허리는 두껍다. (유리에 비해서)
대신에 티파니의 허리는 짧다. 반면에 유리의 허리는 길다. (티파니에 비해서)
눈이 과연 어디에서 착시를 불러일으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짧기 때문에 두껍다고 생각할 수도, 두껍기 때문에 짧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건 동양인에 한정된 이야기이긴 하다만, 어차피 대한민국 국민은 대부분 동양인이니 상관없겠다. 내 경우는 유년시절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을 가장 쉽고 빠르게 그리는 방법은 순수미술이 아닌 만화니까. 헌데 이게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가면 실제 인체의 비례와 비율을 생각하게 된다. 얼굴로 한정해도 이마와 코, 그 아랫부분의 비율과 눈과 눈사이의 거리와 코의 넓이의 비율, 입과 눈동자 사이의 거리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 생각하고 관찰하게 된다는 거다. 이게 나아가면 손과 손톱의 생김새, 손을 그릴 때 손톱을 어느 정도 묘사할 것인가, 발의 생김새와 특징, 모양과 패턴에 대해 관찰하게 된다는 거다. 이게 몸뚱아리로 넘어가면 몸의 비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목욕탕에서 온탕에 가만히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면, 대충 비율이 보인다. 의학적으로 14세인가 몇세인가 이전의 인간 (이 시기는 남녀가 서로 다름)은 상체보다 하체가 성장하게 된다. 때문에 이 시기의 애들을 보면 비율적으로 다리가 상당히 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30~40대임에도 다리의 길이가 상당히 긴 경우를 볼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허리가 짧고 다소 두꺼운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엉덩이가 납짝한 경우가 많으며 하체에 살이 비교적 없다. (이것이 관찰을 통한 패턴의 형성이다.)

이놈의 몸매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이제까지 한 것은 모두 일상생활을 하면서 몸매만 본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왜 사람들이 연습시간으로 치면 상대가 될 턱이 없는 유리가, 손담비보다 안무를 더 잘 소화한 것 같이 느꼈느냐에 대한 것이다.

뭐,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결과만을 놓고 추론하자면 역시 춤의 질을 떠나 사람에 대한 평가가 우선되었다고 본다. 몸매의 비교는 호불호가 있으니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수가 없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볼 때는 교집합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손담비의 의상이다. 뭐, 김완선의 리즈시절엔 무대마다 후렴구 안무를 제외하면 안무가 모두 달랐다는 전설의 리젠드가 구전되어 오기 때문에 감히 춤실력은 비교 불가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일단 손담비의 의상은...

만약 손담비가 유리처럼 몸에 붙는 옷을 입고 안무를 했다면 평가는 그나마 달라졌을 거라고 본다.
그 외에도 정말 알려진 것처럼 유리의 놀라운 안무 소화능력이 한 몫 한 것 같다. 영상을 주의깊게 본다면 알 수 있겠지만, '토요일밤에'는 스네어에 포인트를 주는 안무를 해야 한다. 특히 방송버젼의 토요일밤에 시작 부분 20여초간은, 정말로 곡과 안무의 기가막힌 조화를 보여준다. 만약 그런 정도 수준의 안무가 곡의 끝까지 계속된다면 널리 전설로 남을 수 있겠다. 하여간 유리는, 정말로 놀라울 정도의 안무 소화 능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쓰고 보니 샛길로 샜다. 내가 하려던 건 춤이 아니라 노래에 대한 거였는데...
손담비의 노래는 밍숭맹숭하다. 예능에 나와서 하는 노래를 들어보면, 맥아리가 없는게 그냥 오락실 노래방의 여고생 느낌이다. 어찌 생각하면 김완선같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김완선보다 키가 훨씬 낮고, 음정 역시 불안하다. 가장 문제는 발음이다.

용감한 형제는 '미쳤어'의 발음이 의도된 것이라고 했다. 난 항상 미쳤어를 들으면서 '아, 손담비는 노홍철과 똑같은 방식으로 ㅅ 발음을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손담비의 발음은 노래를 많이 해 본 발음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노래를 많이 하다 보면 발음에 멋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강도가 너무 세면 비호감으로 들리지만, 어느정도의 수준은 노래를 감칠맛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승철의 경우는 아슬아슬한 정도로, 가끔 오버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성대모사에 흔히 활용되곤 하는데, 소녀시대 태연의 경우에는 최근 아이돌 가수들 중에 가장 적절한 수준이다. (선예양은 흑인 음악에 가까운 창법이기 때문에 제외하겠다) 가령 '그대에게' 라는 가사를 할 때에는 '그대-[예]게' 정도로 발음하는 거다. '~할 수 없어' 등과 같은 [없] 발음은 [웝] 정도로 하면 적절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오버하는 것 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강세가 필요하다.

손담비의 발음엔 이 멋이 하나도 없다. 이게 완전히 없으면, 정말로 맥아리도 없고 그냥 밍숭맹숭하게 들린다.
이런 것은 특히 니은 발음에 도드라지는데, [더 이상 뭘 바라는 거니] 라는 가사를 불렀을 때, [는 거니] 부분의 거에서 니로 넘어가는 부분이 노래를 [잘하게] 들리고, [못하게] 들리고의 차이다. 실제로 발음해 보면 좋겠다. [거-니] 가 [거-릐] 정도의 느낌으로, 혀가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느낌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들의 기본적인 멋부림이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비교해서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설령 박효신이 와서 부른다 해도, 전자처럼 부르면 그냥 동네 총각 전국 노래자랑 출전과 다를바 없다는 거다.



다음으로는 권지용에 대해서다.
우선 권지용의 작곡 논란에 대해서 모르더라도, YG의 글을 읽어본다면 사건파악이 일목요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YG의 저 글은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권지용은 절대로 반주를 건드리지 않는다.'

여기에서 반주란, MR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YG의 작곡과정이 내가 곡을 찍는 과정과 매우 흡사한데, 내 입장에서는 권지용이 같은 친구가 한 명 있으면 정말 좋겠다만 아무튼 그런거다. 내 경우를 예로 들어서 쉽게 설명하자면, 나는 인간의 목소리도 악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들린다. 이게 끼치는 가장 나쁜 영향은, 곡을 찍을 때 멜로디가 될 부분을 반주로 찍어버린다는 거다. 때문에 가사가 들어가야 할 멜로디를 찍기가 정말로 애매해져 버린다. 그래서 아예 생각을 안하고 찍는다.
나는 이게 내가 이상한거라고 생각했었다. 보통 알려진 작곡가들의 작곡 방법을 보면, 후렴구의 멜로디를 가장 먼저 만든다거나, 그게 아니라도 가사가 들어갈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거기에 맞춰 반주를 넣는 형태로 작곡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YG의 저 글 덕분에 내가 어느 정도는 보편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 다시 권지용으로 돌아가자. 권지용은 분명히 가사가 들어가는 부분의 멜로디와 랩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반주를 만들지 못한다'는 결론은 나올 수 없다. 권지용 관련 논란에서 '비트도 못 찍는다' 라는 병신들이 가끔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곰 좆터는 소리가 되겠다. 니가 찍어봐라. 하다못해 6살짜리도 8비트 드럼 쿵짝 쿵쿵짝은 친다 임마. YG는 어디까지나 '서로의 역할을 침범하지 않는다' 라고 했다.

그럼 결국 권지용이는 '멜로디 만드는 선수' 정도가 되겠다. 헌데 이 멜로디가 보통이 넘는다. 방시혁씨 역시 권지용이의 멜로디 만드는 능력에 감탄한 것이리라.

단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이건 어디까지나 유추에 불과하지만, YG가 말한 것에 따르면, YG 소속 작곡가였던 용감한 형제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작곡을 했을 거다. 그렇다면 용감한 형제와 권지용이의 멜로디 만들기 실력을 비교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빅뱅의 '마지막 인사'와 손담비의 'Bad Boy' 는 코드도 같고 신디도 거의 같다. 내 생각엔 그냥 한 음악이다. 이건 순전히 추측이지만, 아마 권지용이가 마지막 인사에 멜로디를 입힐 당시의 반주를 편곡한 것이 Bad Boy 인 것 같다. 뭐... 용감한 형제의 말로는 '회심작'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양반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이 말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할 수 밖에 없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만 곡을 주고 있다' 라고 하던 사람이, 요즘은 2곡 건너 한곡이 '브레이브 사운드' 로 시작하니.

자, 이제 비교해 보자. 손담비의 배드보이에서, 마지막 인사의 리듬감과 박자감을 찾을 수 있는가?
음악은 잘하고 못하고를 구분할 수 없다. 연주는 구분이 가능하겠지. 배드보이가 더 세련되고 좋게 들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용감한 형제가 작곡한 멜로디 라인은, 분명 듣기 좋고 그럴싸하긴 하지만 권지용이 만큼의 속도감과 리듬감, 박자감이 없다. 이건 그냥 사실이다. 잘한다 못한다가 아닌.


뭐... 방시혁씨는 고도의 안티인 것 같긴 하지만, 권지용의 멜로디 라인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트로트가 아닌데 희한하게 쉽고 잘 외워지지 않냐?

그보다 하루하루는 대체 어떻게 된거냐...
이건 피아노와 멜로디는 누가 입혔는지 알겠는데, 반주는? 저작권 협회에는 권지용이로 되어 있다만... YG의 말에 따르면 진실은 혼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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